
로맨스 판타지
타락의 기원
빨간고기
나는 사제님을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사제님이 나를 연모하건 말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보통의 사람이 연모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제님은 나를 화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자
동시에 나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는 유일한 인간입니다.
나는 사제님을 바라보고 있는 모든 순간에 갈증을 느낍니다.
사제님이 시야에 없는 모든 순간에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내가 그에게 갈구했던 육체적인 결합은 그 자체로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그걸 모종의 징표로서 얻어내고 싶었나 봅니다.
연정의 표식으로서,
내가 그래도 그에게 특별한 여자라는 증거로서.
* * *
제가 왜 말리나 님에게 중요한 사람이겠습니까?
저는 만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이름조차 모르는…
그냥 사제일 뿐인데요.
사실 그것은 반대로 보아도 똑같습니다.
제게도 역시 말리나 님은 만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심지어는 신도도 아닌 그냥… 동행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녀가 제게 비밀로 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그녀는 제게서 피를 원하고, 잠자리를 원합니다.
반면 저는… 저는 사실 말리나 님께 아무것도 원해서는 안 됩니다.
사제로서의 본분이 그렇습니다.
말리나 님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나의 구원자에게도 바라는 것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저의 교활한 마음은 자꾸만 무언가를 바라고,
그 희망이 좌절될 때마다 괴로워합니다.
연재일: 26.04.09
연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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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의 기원
빨간고기
나는 사제님을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사제님이 나를 연모하건 말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보통의 사람이 연모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제님은 나를 화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자
동시에 나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는 유일한 인간입니다.
나는 사제님을 바라보고 있는 모든 순간에 갈증을 느낍니다.
사제님이 시야에 없는 모든 순간에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내가 그에게 갈구했던 육체적인 결합은 그 자체로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그걸 모종의 징표로서 얻어내고 싶었나 봅니다.
연정의 표식으로서,
내가 그래도 그에게 특별한 여자라는 증거로서.
* * *
제가 왜 말리나 님에게 중요한 사람이겠습니까?
저는 만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이름조차 모르는…
그냥 사제일 뿐인데요.
사실 그것은 반대로 보아도 똑같습니다.
제게도 역시 말리나 님은 만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심지어는 신도도 아닌 그냥… 동행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녀가 제게 비밀로 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그녀는 제게서 피를 원하고, 잠자리를 원합니다.
반면 저는… 저는 사실 말리나 님께 아무것도 원해서는 안 됩니다.
사제로서의 본분이 그렇습니다.
말리나 님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나의 구원자에게도 바라는 것은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저의 교활한 마음은 자꾸만 무언가를 바라고,
그 희망이 좌절될 때마다 괴로워합니다.
연재일: 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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